✍️서비스 기획/서비스 분석

2. PC카톡에 #이 없는 이유

Daisy.lee 2021. 2. 2. 19:53

1. PC 카톡에 '#'이 없는 이유

모바일과는 달리 PC 버전에는 '#'과 '#검색'이 없다는 것, 아시나요?
물론 구현하는게 아예 불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넣지 않았을까요? 이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2. #(샵채널)

2-1. 첫 번째 가설

#(이하 '샵채널)은 모바일 카카오톡 하단의 세 번째 탭입니다.

뉴스, 연예, 스포츠, FUN등의 카테고리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PC 카카오톡에 이러한 기능을 추가하지 않은걸까요? 

 

추측해보자면, 메신저의 본질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애초에 카카오톡은 모바일 메신저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PC 환경에서도 카카오톡을 이용하고자 하는 요구에 맞추어 PC 카톡을 기획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PC 카톡은 모바일 출시 이후 3년 뒤인 2013년에 선보였습니다.)

 

즉 PC 카톡은 모바일의 핵심 기능을 대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도 충분하죠.

그래서 메신저 기능에 집중한 것은 아닐까요?

 

그런데, PC 카톡에는 메일, 캘린더, 서랍 등의 추가 기능이 있습니다.

채팅을 주고 받는 기능과는 거리가 멀어보이지 않나요?

하지만 저는 이것 역시 본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과의 밥약에서 부터 중요한 업무나 미팅까지...

일상에서 메신저는 스케줄을 만드는 수단으로 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신저를 일정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도구라는 관점에서 생각한다면

메일이나 캘린더와 같은 기능을 추가한 것이 그리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죠. 

2-2. 두 번째 가설

저는 여기에 또 다른 가설이 떠오릅니다.

 

PC카톡은 다른 일을 하는 중간중간에 확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튜브로 영상을 시청할 때, 과제 마감을 할 때 등등..

 

즉 사용자는 PC 카톡에 매달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할 일을 해야하니까요. 그러므로 서비스에 오랫동안 체류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모바일 카톡에서는 광고와 같은 부수적인 수익 채널을 훨씬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당장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쇼핑 플랫폼만 해도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선물하기, 쇼핑하기, 메이커스, 프렌즈, 쇼핑하우...

 

따라서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에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모바일 카카오톡에는 뉴스, 연예, 스포츠, FUN과 같은

(시간때우기용...)콘텐츠를 소비하는 영역인 샵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바일에 연계된 서비스가 너무 많아서 이를 그대로 옮겨오자니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이 역시 완벽하게 재현하지 못할 바에야 최대한 덜어내고 핵심에만 집중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3. 샵검색

비슷한 맥락에서 모바일 카카오톡의 '샵검색' 기능도 굳이 넣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샵검색은 채팅 화면을 벗어나지 않고 궁금한 것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그런데 PC 카톡의 경우, 브라우저 창을 띄워놓고 채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개인적인 의견입니다.)

궁금한 게 생기면 바로 검색해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샵검색이 꼭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정말 지나치기 쉬울 정도로 사소한 발견과 생각이었지만 나름대로 유익했습니다.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고민하는건 색다른 시선을 기르는 데 좋은 것 같습니다.

꾸준히 연습하면 이 또한 소중한 자산이 될 것 같습니다.


*2021년 4월 7일 추가

 

최근 PC 카카오톡의 3.4.2 버전 업데이트에 '선물하기' 기능이 추가되어 글을 작성했습니다.

PC카톡의 선물하기를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이 글이 생각났습니다.

PC카톡의 이러한 행보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이는 '메신저의 본질'이라기 보다는

'카카오톡의 본질'에 가까운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톡과 선물하기는 떼어 낼 수 없죠.

선물하기는 실제로 많은 사용자들이 사랑하는 서비스이기도 하고,

이를 통해 카카오 역시 엄청난 매출을 올리고 있으니까요.

 

사실, 모바일 카카오톡은 메신저 그 이상을 추구한 지 오래입니다.

다만 그러한 목표를 PC카톡과 얼마나 일치시켜 통일하냐의 문제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도 모바일 카카오톡의 서비스를 PC로 얼마나 더, 많이 데리고 올지 눈여겨봐야겠습니다.